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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2수능] 인문계 수능최저 ‘초비상’.. 수시이월 급증하나
등록일 2021-11-22 조회수 2203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22수능이 끝난 후 수험생들의 체감난도는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불수능’인 것으로 드러나는 상황에서, 인문계열(수학 확률과통계 응시) 재학생들을 중심으로 수능최저 충족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학에서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학생들이 고득점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어나 영어 역시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모평인 9월모평을 중심으로 상위대학 수능최저 충족율은 5%를 넘기지 못했다는 충격적 분석이 나온 상태여서 인문계열 상위대학에서는 수능최저 미충족으로 인한 추가모집이나 수시이월이 급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실시한 9월모평 실채점 결과를 기반으로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21개 고교 5556명 성적을 분석한 결과 고려대 대표 학종인 학업우수형의 인문계열(확통 선택) 수능최저 충족율은 1.31%에 그쳤다. 고려대 학교추천(2.18%), 성균관대 교과(4.84%), 연세대 활동우수(4.99%) 순으로 수능최저 충족율이 5%를 넘기지 못했다. 시험에 응시한 학생 100명 중 5명 안에 들어야 수능최저를 만족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이미 이번 수능이 9월모평과 비슷하거나 더 어려웠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만큼, 수능최저 미충족 사태는 훨씬 심각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능최저를 완화해 적용한 서울대 지역균형은 8.53%로 비교적 수능최저 충족율이 높은 편이다. 서울대는 코로나19로 인한 수험생 구제책으로 수능최저를 2년 연속 3개영역 3등급 이내로 완화했지만 대부분 상위대학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수능최저를 적용하면서 자연보다 오히려 인문의 등급합 기준이 높은 경우가 많다. 수능최저 기준은 지난해에서 변화가 없지만 올해 인문계열 학생들이 높은 등급을 받기가 더 어려워지면서 수능최저 미충족 사례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미 6월/9월모평에서부터 사교육 공교육을 가리지 않고 비슷한 분석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예견된 인재’라는 비판이 나온다.

 

<인문계 수능최저 ‘촉각’>

18일 실시한 2022수능에서 수학의 체감난이도가 9월모평보다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은 9월모평보다 확률과통계/기하는 어렵고, 미적분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인문 학생이 응시하는 확통에 초점을 맞춰 보면 전반적으로 9월모평과 비슷하거나 어려웠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성 이투스는 9월모평과 비슷하다고 봤고, 유웨이는 9월모평보다 다소 어려웠다고 봤다. 메가의 경우 과목 전반적으로 9월모평보다 약간 어려웠단 분석이다. 반면 종로학원은 9월모평에 비해서는 쉬웠다고 봤다.

9월모평 실채점 분석에서 인문 학생의 수능최저 충족율이 낮게 분석된 점에 비춰보면, 올해 실제 수능에서의 수능최저 충족율 역시 낮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의 9월모평 실채점 결과 분석에 의하면 인문계열 학생들의 수능최저 충족이 자연계열보다 훨씬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고 15개교, 자사고 6개교 등 총 21개교의 5556명 성적을 기초자료로,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등 7개교의 계열별 수시 수능최저 충족여부를 분석한 결과다. 서울중등진학연구회는 서울교육청에 등록된 교과교육연구회로, 고교 교사와 교육청 교육전문직으로 구성된 연구회다. 진학지도 관련 연구와 직무연수, 세미나를 운영하고 있다.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이는 곳은 고려대다. 학업우수형에서 수능최저를 충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문(확통 선택) 학생은 표본대상 기준 1.31%에 불과하다. 반면 자연(미적/기하+과탐)의 경우 7.94%로 현저히 높다. 고려대 학교추천 인문의 수능최저 충족율은 2.18%로 나타났다. 같은 전형에서 자연의 수능최저 충족율은 12.42%나 된다.


이는 고대가 자연보다 인문의 수능최저를 더 높게 설정하고 있는 것과도 연관된다. 고대 학업우수형 인문은 국수영탐 4개영역 등급합 7이내, 한국사 3등급 이내의 높은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반면 자연(의대 반도체 제외)은 국수영탐 4개영역 등급합 8이내, 한국사 4등급 이내로 등급합 기준이 1등급 낮다.

자연계열보다 인문계열의 등급합 기준이 높은 것은 올해 수능체계가 바뀌기 전의 등급합 기준을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수(가)와 수(나)로 구분해 실시하던 지난해 수능까지는 수(가) 응시인원이 적기 때문에 자연계열 학생들이 오히려 상위등급을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수능최저를 그만큼 맞추기 어려워 인문보다 자연의 등급합 기준을 낮춰 둔 경우가 많았다. 인문계열 학생이 응시하는 수(나)는 응시인원이 많은 만큼 등급별 인원도 많아, 수능최저를 충족하기가 자연계열보다 상대적으로 쉬웠다.

문제는 올해는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문이과 구분이 사라지면서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학생들이 수능최저를 맞추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오히려 자연계열보다 인문계열 등급합 기준을 낮춰야 할 상황에서 거꾸로 적용되어 있는 셈이다.

예상 수능최저 충족율은 인문(확통 선택)에서는 고려대 학업우수(2.18%)에 이어 성균관대 교과(4.84%), 연세대 활동우수(4.99%), 중앙대 교과(5.53%), 서강대 교과(6.73%), 서울대 지균(8.53%), 경희대 교과(9.54%) 순으로 낮다.

반면 자연에서 의약학계열/반도체 등 별도의 수능최저를 설정하고 있는 경우를 제외한 일반 모집단위 기준으로 살펴보면 고려대 학업우수(7.94%), 고려대 학교추천(12.42%), 성균관대 교과(15.33%), 중앙대 교과(16.02%), 서울대 지역균형(16.22%), 연세대 활동우수(18.25%), 경희대 교과(22.77%) 순이다. 전반적으로 인문계열보다 확연히 높다.

<‘수시추합 확대, 수시이월 증가 가능성’>
수시 선발의 메커니즘을 고려하면, 수능최저 충족율이 낮아질수록 수시추합이 증가하고 수시이월까지 늘어날 수 있는 구조다. 전형결과를 거쳐 선발가능한 범위 안에서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아지면 추합을 다 돌리고도 더 이상 선발할 수 있는 인원이 남지 않아 정시로 이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추합은 성적 순으로 최초 합격자를 선발한 다음, 최초 합격자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생길 때 다음 순위 학생을 추가로 선발하는 것이다. 하지만 추합이 무한정 가능한 것이 아니다. 추합 가능한 대상의 범위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려대 학업우수형은 1단계에서 서류100%로 모집인원의 6배수를 통과시킨다. 면접 대상이 되는 이 6배수가 선발가능한 최대 범위가 되는 셈이다. 6배수 인원 모두가 추합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다. 면접에 불참하는 경우도 있고, 그 외 부적격으로 판단되는 경우 등을 제외해야 하기 때문이다. 6배수 범위 안에서 면접에 참여하고, 부적격 판단을 받지 않은 인원 가운데서 수능최저를 충족한 인원만이 추합 가능하다. 그 때문에 추합을 모두 돌리고도 더 이상 추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 경우 수시에서 뽑지 못한 인원은 정시로 인원을 포함시켜 선발하게 된다.

지난해 상위15개대(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의 수시이월인원은 총 1278명으로 전년 1423명보다 줄었다. 정시 최종 모집인원인 1만5802명의 8.1% 비율이었다. 지난해는 특히 절대평가 영어가 쉽게 출제되면서 1등급 비율이 12.66%나 됐을 정도였기 때문에 그만큼 수능최저 충족이 쉬웠다고 분석할 수 있다.

반면 올해의 경우 국어도 어렵게 출제됐고, 절대평가 영어 역시 EBS 간접연계의 영향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인문 학생들이 수학에서의 불리함을 다른 영역에서 만회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능최저 충족여부 가늠조차 어려워’>
심지어 올해 수능은 실제 뚜껑을 열어 보기 전까지는 수능최저 충족 여부를 미리 예측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성적을 산출하는 메커니즘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공통과목 점수를 활용해 선택과목 점수를 조정한 후 이를 표준화해 가중합을 산출, 이를 기반으로 표준점수를 최종 산출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같은 원점수라도 공통+선택 원점수 조합에 따라 표준점수가 달라진다. 원점수 등급컷을 따지는 것이 불가능한 셈이다.

수능당일 입시기관들이 추정한 원점수 등급컷 역시 특정 점수가 아닌 점수 범위로 발표한 경우가 많았던 이유다. 최초발표한 등급컷 기준, 수학 확률과통계의 경우 메가스터디는 1등급 범위를 90~100점으로 본 반면, 이투스는 83~84점으로 볼 만큼 격차가 컸다.

결국 수험생은 본인의 원점수만 가지고는 몇 등급을 받을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가채점 단계에서 본인의 표준점수를 계산해볼 수도 없기 때문에 표준점수 예측 등급컷도 의미가 없다.

올해 입시에서는 변수가 많아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에다 정시 선발인원 확대, 의약학계열의 확대 등으로 지난해와 지원경향도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한 교육 전문가는 “지레 수능최저 충족이 어렵다고 속단하고 포기하기보다는 특히 인문계열 재학생일수록 남은 대학별고사에 최대한 응시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견된 인재.. ‘통합형 수능 대책 없어’>
인문 학생들의 수능최저 충족율이 대폭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두고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선 모평을 통해 통합형 수능 영향에 따른 수능최저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지만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올해 2022시행계획 변경사항에 코로나19 구제방안만을 담았기 때문이다. 통합형 유불리 문제 반영은 사전예고제에도 위배되는 내용이며 완화 등이 이뤄질 만한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사전예고제의 취지가 ‘수요자 배려’라는 본래 목적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한 교육전문가는 “대교협이 통합형 수능 영향에 따른 수능최저 완화 등이 불가능한 이유로 사전예고제를 꼽았지만, 현재 올해 첫 시행되고 있는 통합형 수능 영향에 의해 선택과목별 유불리가 계속 확인되는 상황에 ‘수요자 배려’가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어야 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통합형 수능과 점수보정체계가 맞물리면서 선택과목의 유불리가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에, ‘평가원이 수능 난이도를 잘 조절할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수요자를 배려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간 난이도 간극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인문계열 학생들이 통합형 수능의 ‘실험대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상황에 어떤 방향이 현실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학이 보다 적극적으로 수능최저 완화를 검토할 수 있는 통계자료의 제공도 부실했다. 평가원이 공개한 모평 채점결과에서 선택과목 간 유불리를 확인할 수 있는 상세정보가 배제됐기 때문이다. 문이과 유불리가 실제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 수 없어, 대학뿐만 아니라 수험생 역시도 과목 선택에 참고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했다. 통합형 수능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이 수능을 맞이한 결과, 우려는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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